농업협동조합이 농민의 권익을 외면한채 임직원들의 배만 불리고 부실채권이 양산하는 등 방만한 경영이 도마위에 올랐다.


19대 국회 첫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농협의 총체적 방만 운영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를 높였다.


18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홍문표(충남 홍성-예산)의원이 농협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농가 인구는 지난 1980년 1082만명에서 73%감소한 290만명이고, 농협조합 수도 1485개에서 1166개로 줄었다. 반면 농협조합과 중앙회의 임직원은 같은 기간 3만 7511명에서 8만 907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연봉 1억 원이 넘어가는 직원도 지난 2009년 622명에서 지난해에는 4배 가까이 늘어난 2334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농협 전체 임직원의 12.2%에 달하는 수치다. 3급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1억 400만 원으로, 팀장급만 되더라도 연봉 1억 원을 넘는 셈이다.


농협이 사업구조개편 이후 임원 수가 급격히 증가한 사실이 밝혀졌다.


김우남 민주통합당 의원이 농협중앙회측으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경분리 전 농협중앙회에는 회장, 대표이사, 상무, 비상임이사(감사), 감사·조합감사위원장을 모두 합해 53명의 임원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3월 2일 신경분리와 함께 금융지주에 10명, 경제지주에 9명, 농협은행에 19명, NH생명보험에 9명, NH손해보험에 6명, 모두 51명의 임원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2년 10월 현재 기준으로 농협에는 모두 104명의 임원이 있다.


농협이 11조원의 빚까지 져가며 추진한 신경분리 이후 임원 숫자는 늘리고, 기본급의 700%까지 상여금을 지급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급 임원이 무려 49%나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임원 수가 신경분리 전보다 51명으로 증가함에 따라 이들에게 지급되는 연봉과 늘어난 임원 수에 따른 인건비도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하면서, 결국 농협의 사업구조 개편은 고위직 임원을 늘리기 위한 것 아니었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 앞서 농협은 30명에 이르는 비상임 이사의 고액 연봉과 호화 외유도 도마 위에 올랐다.


농협이 우리 농수산물보다 수입산 판매에 더 열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홍 의원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TV홈쇼핑 '홈앤쇼핑'의 농축산물 매출 255억 원 중 수입산이 65억 원(25.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홈앤쇼핑은 대한민국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 확대를 표방하며 농협과 중소기업중앙회 등이 주축이 돼 설립한 회사다.


농협 인터넷 쇼핑몰인 NH쇼핑도 2007년부터 올 5월까지 수입 농수산물 5억 4900만 원을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농협은 계열 판매장에서 수입 농산물을 판매할 수 없지만, NH쇼핑이 판 수입 농산물 중에는 중국산 나물과 미국산 아몬드, 터키산 월계수까지 포함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홈앤쇼핑에서 판매되는 상위 10개 품목의 평균 수수료도 25%에 달해 지나치게 폭리를 취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3만 9900원에 판매한 대구경북능금농협의 7㎏짜리 사과는 홈앤쇼핑이 수수료로 1만 693원(26.8%)을 챙겨갔다. 해말금에서 판매한 영광 황금굴비는 판매가 5만9900원 중 1만6173원(27.0%)을 떼어갔다.

이 같은 폭리로 비난를 받는 반면 농협은행의 재정상태는 최악이다.


농협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이 8월말 기준 4조 1154억 원으로, 시중 5개 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 이하 PF 부실채권도 유일하게 1조 원이 넘었다.


농협중앙회가 황주홍 민주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말 현재 농협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이 4조 1154억 원으로 은행권에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우리은행 3조 2658억 원, 국민은행 2조 9684억 원, 신한은행 2조 5841억 원, 하나은행 1만 8455억 원 순인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PF 부실채권(고정이하)도 농협이 1조 703억 원으로 최대였으며 국민은행(4313억 원), 신한은행(3540억 원), 우리은행(3335억 원)이 뒤를 따랐다.


농협의 부동산 PF 부실채권은 지난해 말(9987억 원)에 비해 716억 원이 증가했다. 농협의 총자산 대비 부동산 PF대출 비중은 2.0%로 국민, 우리, 신한 등 다른 은행의 1.0~1.3% 보다 높았다. 총자산 대비 고정이하 자산 비율도 26.01%로 하나은행(4.57%)의 5.7배, KB국민은행(14.53%)의 2배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농협이 매년 40억여원에 달하는 연구비를 농협경제연구소에 지급해왔지만 수준 이하의 연구 결과를 내놓고 터무니없는 용역비를 책정하는 등 방만하게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대수 국회의원(새누리당, 충북 증평ㆍ진천ㆍ괴산ㆍ음성)은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3년간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연구소의 연구용역 수의계약 내역을 토대로지난 2010년 38억원, 2011년 45억5000만원, 2012년 40억1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경대수 의원은 “농민과 조합원을 위한 농협중앙회가 자기 식구 챙기기에 급급해 매년 40억원이라는 거액을 내실없는 연구에 낭비했다”며“농협경제연구소에 대한 연구용역 내용을 철저히 분석하고 효율성 제고방안을 검토해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 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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