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호 기자]이낙연 국무총리는 24일 오전, 청주시 옥산에 위치한 혜능보육원을 방문하고 시설 아동들의 생활에 불편함이 없는지를 살폈다.


이 총리는 이정순 혜능보육원장으로부터 시설 현황을 보고받고 아이들을 하나씩 안아주고, 오목대결을 하고, 이 보육원의 자랑인 오케스트라 연주를 감상했다.


이 총리는 "아주 어린 아이부터 대학생까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게 아이들에게 굉장히 좋을 것 같다"며 "(보육)프로그램이 굉장히 다양하고 짜임새가 있다"고 칭찬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가정해체나 경제적 문제 때문에 보육원에 들어온다는 설명에 "아이들에게는 그 나이에 견딜 수 없는 고통이겠지만 그게 인생의 전 과정을 망가뜨린다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오히려 그 불행을 통해서 더 강건해지는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클린턴 대통령이 해체 가정 출신이고, 오바마 대통령은 좀 덜하기는 했지만 역시 해체 가정 출신"이라며 "클린턴 대통령은 아버지가 마약중독자였고, 오바마 대통령은 아버지가 가족을 버리고 떠났지만 그래도 대통령이 됐잖냐"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 충북 출신으로 이번에 경제부총리가 되신 분도 청계천의 소년가장 출신"이라며 유년기 때 아버지를 여의고 청계천 판잣집 생활을 했던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성공사례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어린 시절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는 게 바람직 하긴 하지만 모두가 그럴 수는 없는 게 인간 세상이고, 그렇다고 그런 불행이 평생을 어둡게 만드는 것도 아니다"라며 "종교적으로 말씀을 드린다면 절대자는 불행을 통해 놀라운 축복을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그런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이에 왕희택 혜능보육원 이사장과 이 원장 등은 아동복지시설이 지방자치단체 사업이다보니 수도권에 비해 지원이 열악할 수 밖에 없는 지방 보육원의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을 요청했다.


이에 이 총리는 "장애인·노인 지원은 중앙정부 사업이지만 아동복지 부문 지원은 지방사업이다 보니 지자체 재정 상황에 따라 지원 수준 격차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가난한 지방일수록 스스로 조달할 수 있는 돈의 한계가 있다. 또 그런 곳일수록 노인, 장애인 비율이 높다. 그러다 보니까 쓸 돈은 적고, 써야 할 곳은 더 많고 결과적으로 격차가 커진다"고 말했다.


또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고아라면 부모가 돌아가신 경우를 고아라 그랬다. 지금은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아이들을 고아라 부른다"며 "이건 아이들의 책임이 아니라 나를 포함한 어른들이 정말 반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가업무로 환원한다는 것이 단기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교부세 차등지원처럼 어려운 지역은 조금 더 많이 돕는 방법으로 격차를 완화하는 게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연구하기 나름"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동행한 권덕철 복지부 차관은 "아동시설 지원을 국고로 환원할 것인지 등을 좀 더 고민하고 정부에서 대책을 한번 만들어 보겠다"고 답했다.

이 총리가 방문한 혜능보육원은 아동복지시설평가 결과 6회 연속 최우수 시설로 선정된 곳이다.

한편 이 총리와 함께한 이시종 충북지사는 오송 제3 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 조성과 청주공항 활성화를 지원해 줄 것을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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