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조만간 북한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 총장은 국내 정치에 거리를 두고 있음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야를 떠나 차기 대선주자의 입지가 굳건하기 때문이다.


최근 친박계 홍문종 의원이 ‘반기문-최경환’ 역할분담을 전제로 한 개헌론을 제기하면서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반 총장의 ‘방북설’에 대해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실은 해명자료를 통해 “유엔 사무총장은 한반도의 대화와 안정, 평화 증진을 돕기 위해 어떤 역할이라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항상 말해왔다. 사무총장의 방북에 대해 지금 시점에선 더 이상 말할 게 없다”며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반 총장이 방북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경우, 대망론은 언제든지 재점화될 수 있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만나 남북관계 개선에 일조한다면 주가가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 총장이 방북하면 지난 5월 개성공단 방문이 무산된 이후 6개월 만이다. 임기를 1년여 남겨둔 반 총장은 임기를 마무리짓기 전에 남북관계 개선 등과 관련해 의미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반 총장이 방북을 하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를 만나게 될지가 최우선 관심사로 꼽힌다. 반 총장이 국제기구의 수장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만큼, 김 제1비서와 만날 가능성은 상당히 커 보인다. 다만, 김 제1비서와의 회동에서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남북관계와 꽉 막힌 북-미 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반 총장의 고향인 충북의 이시종 지사는 "차기 대통령은 '통일 대통령'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지닌 인물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취지의 언급을 공·사석에서 여러차례 언급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5월 21일 세계교육포럼 참석을 위해 방문했던 반 총장이 "충북의 세계화를 돕겠다·고향분들에게 안부를 전해 달라"는 통화내용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바 있다.


반 총장 임기는 19대 대선을 1년 앞둔 내년 12월31일까지다.


반 총장이 방북을 하게 되면 1979년 쿠르트 발트하임 총장과 1993년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 총장에 이어 유엔 사무총장으로는 세번째에 해당된다. / 박석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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