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원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도봉갑에 출마한 인재근 후보(故김근태 부인)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사실상 안 원장이 올해 처음으로 취한 정치적 행보인 셈이다. 그는 "지금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모두 김근태 선생과 인재근 여사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다"면서 "용기 있고 신념을 지닌 여성, 인재근과 함께 도봉의 새로운 미래가 열리기를 희망한다"는 메세지를 밝혔다.


안 원장이 잠복기를 마무리하면서 지난달 27일 서울대에서 “지금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나선 사람이 아직 하나도 없는데 대선 이야기는 아직 빠르다.”며 대통령 출마와 관련해 가장 확실한 발언을 했다.


이젠 안 원장의 대선출마는 국민들이 기정사실로 받아 드리고 있다. 그는 한때 여론조사에서 59.0%의 지지율로 32.6%에 불과한 박근혜를 따돌렸다. 이에 정치권은 패닉상태에 빠졌다.


여당인 한나라당은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파란색 유니폼을 빨간색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다. 야당인 민주당도 당명을 민주통합당으로 바꾸고 통합민주당과 연대했다. 그는 "정치권이 잘못하고 있을때 자신이 나서겠다"며 "지금은 잘하고 있지 않는냐?"며 반문하고 동면 상태에 들어갔다.


정치권이 옷은 갈아 입었지만 정작 개혁엔 뒷짐지고 장 그턱으로 무늬만 바꿔 놓자 그는 "내가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하면 양당의 정치인들이 긴장을 풀고 다시 옛날로 돌아갈 것"이며 "사회의 긍정적인 발전에 어떤 역할은 안 하고 또 싸우기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금 이 자리에서 계속 긴장감을 줘 양당이 끊임없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원장은 "만약 정치에 참여한다면 특정한 진영 논리에 휩싸이지 않고 공동체적 가치관에 따라 행동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높은 자리는 욕망의 대상이 아니라 희생의 자리"라면서 "나는 내가 무엇을 얻기 위해 행동하지 않고, 우리 사회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행동한다"고 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아직 우리사회에서는 '정치혁명' 수준으로 정치논리엔 접근할수 있지만 정치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정치란 살아있는 생물 같아서 순수이론도 중요하지만 현실정치 역시 매우 중요하다.

그의 정치적 인식은 자의적이면서 정치의 본질을 너무 단순하게 보는 것이 아닌지.. 기우가 아니였으면 한다.


현실정치에서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진보든 보수든 정당을 선택해야 하고, 같은 정당안에서도 어떤 ‘진영’에 참여해야 한다. 그리고 명예욕과 권력욕을 갖고 줄기차게 도전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희생을 토대로 순수하게 살아가기란 현실정치에서 매우 어렵다. 현 정치토양을 정치개혁를 통해 구조적 모순을 타파하여야 한다.


이와같은 우리 정치현실에 정치토양을 바꾸고 개혁을 선도하며 구조적 모순을 타파할 인물이 안철수 원장이라는데에는 국민들이 별로 의구심을 갖질 않고 있다.


그러나 그가 가지고 있는 정치철학엔 방향타가 없다며 보수진영에서는 정치현실을 너무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는이도 있다. 그런 반면 젊은층은 기성정치권에 대한 염증으로 순수하고 깨끗한 안 원장의 정치참여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젊음이들과 진보성향을 가진 이들은 안 원장의 방향타 제시와는 관계없이 대폭 지지를 보내고 있어 사실상 정치정서가 이처럼 변화된 것을 기성정치권이 외면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마져도 든다.


안 원장이 정녕 큰 정치를 하겠다면 시간이 그리 많질 않다.


이번 총선에 최대한 야권후보들에게 지지를 표명해 정치적 입지를 마련하고 총선이후 대통령 출마 선언과 함께 국민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등 정치일정을 소상히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철수는 44.7%로 42.2%인 박근혜에 근소한 차이로 앞섰지만, 3자 대결에서는 박근혜 34.2%, 문재인 16.1%, 안철수 13.9%로 3위에 그쳤다.


지금 안철수 대 박근혜로 대통령선거를 치른다면 안철수가 오차범위 안에서 박근혜와 접전을 벌이겠지만 문재인을 포함한 3자가 모두 경쟁을 한다면 그의 당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안 원장은 야권단일 후보와 경쟁을 통해 국민후보로 등극해 흥행효과를 극대화 시키고 박근혜 위원장과 양자대결 구도로 만든다면 한번 해볼만한 수순이 아닐까?

또한 안 원장이 국민후보에서 졌을 경우에도 이긴 후보에게 양보의 미덕으로 적극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면 새로운 집권세력으로 안착됨은 물론, 다음 대선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자리매김 될 것 같다.


그래서 안 원장에겐 이번 총선이 주는 의미는 대단히 값진 시간이며 기회이다. 시간과 기회를 놓치면 지난날 정몽준, 문국현의 뼈아픈 전철을 밟을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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