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개각으로 촉발된 대권 레이스에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어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권의 '차기 대선구도' 의 경우, 늘 상 박근혜 전 대표가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다. 얼마전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나섰으나 ‘6.2지방선거’ 참패로 닻을 내렸고 정운찬 전 총리는 ‘세종시’ 문제로 낙마하면서 변죽만 울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계속 가능성을 보이고 있으나 ‘강남 귀족형’의 이미지로 서민층과 거리감이 있어 좀처럼 치고 올라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돌아온 왕의 남자, 이재오 특임장관은 최근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사면이 적들로 포위되어 있어 대선구도에 등장하기엔 아직 시기상조인 것 같다.


최근 여권의 차기 대권 구도는 박근혜-김문수 대결로 바라보는 시각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김 지사의 대중적 지지율은 아직 박 전 대표를 크게 위협하거나 다른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의외로 김 지사가 상당한 '내공'이 있다는 말들이 정치권에서도 들리고 있다.


지난 6월 지방선거가 분수령이었다. 그는 지방선거에서 현재 야권의 대선주자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을 비교적 여유 있게 제쳤다. 이후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모두 뉴스거리로 등장했다.


얼마전 국회에서 열린 '지방 행정 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안 대토론회'에 참석해서 기조연설을 했는데, 이 행사 역시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김 지사는 "미처 예상 못했는데 박희태 국회의장, 김무성 원내대표 등이 다 나왔다.



무엇보다 기자들이 엄청나게 많이 왔더라. 행사 뒤에도 따라붙어서 따로 묻기도 하고. 전에는 안 그러더니, 언론의 변화가 제일 먼저 느껴진다"라고 웃었다.


경기도 수원에 있는 김 지사 공관을 찾는 서울 정치인들의 발걸음도 잦아지고 있다고 한다. 김 지사의 한 최측근 인사는 솔직히 요즘 주변에서 무언가 준비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들을 많이 듣는다고 했다.


박 전 대표의 강점은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나고 감정과 표현을 절제하면서 선이 곧은 다시 말해 분명한 정치인으로 국민에게 인식되어 있고 말과 행동이 같은 믿음직한 정치인으로 지역이나 세대를 불문하고 광범위하게 지지를 받고 있다.


김 지사는 서민적인데다 깨끗하다는 인식이다. 그동안 이권 개입이나 스캔들이 거의 없다는 강점이 있다.


빈부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 받으면서 수도권과 지방간의 상생 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 인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그리고 소신과 뚝심으로 지배세력을 바꿀수 있는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이처럼 박근혜 전 대표에게 대적할 수 있는 인물은 여권에서는 김문수 경기도 지사 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지사측의 한 관계자는 "TK(대구·경북) 출신이면서도 정치적 기반은 수도권에 두고 있고, 주변 참모에 호남 사람들이 더 많은 점도 장점으로 꼽힐 만하다"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처가인 전남 순천도 자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전 이재오 특임이 김 지사가 대선 후보가 되었을 경우엔 나도 김 지사를 지원하겠다는 지상 보도가 나오자 친박계는 바짝 긴장했다고 한다. 물론 이재오 장관이 스스로의 대권 꿈을 접고, 김 지사를 밀어주기로 작심했을 경우인데 친박계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이를 무척 경계하는 모습이다.


김 지사에게도 단점이 많이 지적된다. 투박하면서도 거침없이 쏟아내는 직선적인 언행들은 늘 주변 참모들을 불안케 한다. 친박계의 한 핵심 인사는 "김지사에게서 가장 결정적인 핸디캡은 과거 좌파 운동권 전력이다.


한나라당의 대권 주자로 부각될수록 김 지사는 이에 대해 철저한 검증에 시달릴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반면 김 지사측에서 말하는 박 전 대표의 단점 역시 '검증론'이다. "솔직히 박근혜 전 대표는 업무 능력 면에서 하나도 검증이 안 되었다. 뭐 검증될 만한 일을 했어야 검증을 하지 않겠나. 김무성 원내대표가 말한 대로 민주적 소양이 부족하지 않은가 하는 우려도 있다.


마치 본인은 책임질 일 절대 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뒤로 빠져 있기만 한 것이 아닌가?" 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지난 8월21일 청와대에서 이루어진 이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비공개 단독 회동을 '돌파구'로 여기는 시각도 많다. 이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데 합의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와 국내외 경제 문제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권 행보는 자제하고 있지만, 결코 '대권 수업'을 게을리 하지 않는 박 전 대표이다. 학자들의 연구 모임에 초청받아 공부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최근에는 경제는 물론 취약 분야로 꼽히는 남북문제나 외교에 대해 수업을 받는다는 소문도 들린다,


시간이 갈수록 대권을 향한 보폭이 빨라지면서 날선 공방과 함께 두 사람의 각진 대격돌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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