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자신을 상징하는 별명을 갖고 있다.


별명이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능력이나 인품을 풍자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태우 대통령은 물태우라고 불리기도 했다. 끊고 맺고 하는 결단력이 부족하다는 뜻이었다.

묘한 것은 매사에 결단력이 부족한 노태우 대통령은 면도날이란 별칭을 갖고 있던 이춘구 의원을 중용했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결점을 보완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요즘 대선공약을 파기해서 영호남은 물론 충청도에서까지 인기가 추락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은 맹박이나 경박이란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만큼 멀리 보지 못하고 언행도 신중치 못하다는 뜻일 것이다. 이런 별명은 우리 지역 기관장들에게도 있었다. 꼭두새벽에 일어나 제천에 가서 조기청소를 하고 충주에서 해장국으로 아침을 때우고 출근해서 참모들을 놀라게 했던 정종택 도지사는 쌀방개란 별명으로 유명했다. 사방을 빨빨거리고 쏘다녔다는 뜻이다.


지난 6.2지방선거에서 패한 남상우 전 청주시장은 남주사란 별명을 들었다.


시장은 정책적인 사항만 제시해야 하는데 눈이 오면 눈을 치우라고 난리를 치고, 비가 오면 장마를 대비하라고 볶아치니 공무원들이 견뎌낼 수가 없다는 불만의 표시였으리라.


요즘 한범덕 청주시장에겐 어떤 별명이 붙어있을까? 물범벅이란 별명이 확산되고 있다는 소문이다. 물은 부드러운 성질을 갖고 있다. 무심히 흐르다가 언덕을 만나면 쉬어가고, 담는 그릇에 따라서 모양도 변한다.


그런 물이 범벅이 됐다는 것은 한범덕이란 이름과 연관을 짓기 위해서였을 것이지만 매사가 뒤죽박죽 범벅이 되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기가 막히다는 기분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대체 이런 별명은 누가 지었을까? 한 시장을 잘 아는 측근이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렇게 추측하다보면 공무원들을 지목할 수밖에 없다. 의아한 것은 한범덕 시장은 공무원들에게 부드럽고 관대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남상우 시장이 주사가 하는 일까지 챙길 만큼 치밀했다면 한범덕 시장은 방향만 제시해 놓고 실무자에게 맡기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남상우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지 못한 이유도 공무원들로부터 인심을 잃었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에 비해 한 시장은 공무원들에게 인심을 얻었지만 시민들로부터는 불신을 받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물범벅이란 소릴 듣는 것은 사람이 좋은 건 분명하지만 능력엔 문제가 있다는 뜻이 아닐까.

저작권자 © 한국인터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