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원내대표 경선이후 힘에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권력구도가 이명박-박근혜로 넘어가는 과정이 연출되고 있다.
이에 2인자인 이재오 특임장관이 발끈하고 나섰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믿었던 범 친이계로부터 뒤통수를 맞은 뒤 대반격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한나라당내 주류의 양대 계보인 친 이재오 계파와 이상득 의원과의 힘에 균형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고 말았다.
항간엔 ‘토사구팽’이 아니냐는 의혹과 이재오계의 몰락이 우려할 정도로 패닉에 빠져 있다.
사실상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내년 총선과 대선의 권력구도의 근간을 세우는 중요한 터닝 포인트라는 점이다,
최근 황우여 원내대표와 박 전 대표와의 회동에서 당권·대권의 분리와 함께 박 전 대표가 7·4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경선에서 보여준 이명박 대통령의 ‘용인술’은 돋보였다.
이상득-이재오라는 양대 산맥은 이명박 대통령의 용인 아래 적당한 권력균형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에는 언제나 '형님' 이상득 의원의 승리로 끝났다. 이는 바로 이명박 대통령이 보여주는 용병술에 따른 권력 운용방식에서 비롯된다.
권력구도가 이명박-박근혜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이 장관이 희생양이 된 것이다. 결국 이 장관도 1회용 정국 관리용에 불과한 것으로 박근혜 전 대표가 대세인 이상 이 장관의 존재는 걸림돌 일수도 있다.
본인 능력에 따라 대권 도전을 할 수 있는 길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선 계파 존폐 여부를 더욱 걱정해야 할 입장이다.
이 장관으로서는 현실적으로 조성된 정국을 탈출하기가 그리 만만치가 않다. 먼저 이 대통령이 쉽게 그를 풀어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후반기 안정적인 국정운영 측면에서도 이 대통령이 이 장관을 쉽게 떠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그가 당에 복귀하게 되면 '박근혜 대세론'으로 굳어져가고 있는 당을 다시 계파전쟁으로 추락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이 장관은 진퇴양란에 빠져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2인자로 만족하여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최근 이재오 특임장관은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하고 당으로의 복귀를 원했으나 이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계속 이 장관을 묶어둘 경우 과감하게 뛰쳐나와야 한다고 주장도 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 성공이 이 장관의 정치적 존재근거인 이상 그가 이 대통령과 등을 지며 독자적 행보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장관이 할 수 있는 것은 당이 새 지도체제가 갖춰지는 조기 전당대회까지 특임장관직을 수행해 여권의 혼란을 막고 새 지도부를 견인해내는 당·청 가교 역할을 해낸다면 다시 한 번 이 대통령은 그에게 대권의 꿈을 검토해 볼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상득-친박-소장파'의 신주류가 들어선 이상 그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어 그 역시도 만만한 것은 아니다.
이것이 이 장관이 안고 있는 큰 벽인 셈이다. 그러나 산전수전을 겪은 이 장관이 그대로 주저 않지는 안을 성 싶다.
아직 당내 60여 명의 의원 지지를 받고 있고 원외지구당 위원장 30여 명, 그리고 전국의 이재오 조직이 건재해 있다. 이들을 등에 업고 이상득-소장파-친박과의 다양한 합종연횡 주체가 될 수가 있어 전당대회 이후가 그에겐 더욱 중요하다 하겠다.
그러나 이 장관이 잊어서는 아니 될 것은 이명박-박근혜로 권력구도가 변화하고 있다는 현실이다.
다음주로 예정된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만남은 더 더욱 박 전 대표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박근혜 전 대표와 이재오 장관의 동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박 전 대표를 당의 대권주자로 인정하고 ‘계파정치’ 타파라는 명분으로 당권도전에 나선다면 이를 말릴 수는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