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역광장에서 쑥향 그윽한 모깃불이 피어오르면 저녁 바람 쐬러 나온 주민들과 기차 타러 나온 승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한다. 이윽고 부드러운 색소폰 연주가 저녁하늘로 퍼져 나간다.’ 누구나 한번쯤은 상상으로 그려봤을 이런 풍경이 매주 펼쳐지는 시골 간이역이 있어 화제다.

경부선 황간역에서는 8월중 매주 토요일마다 저녁 7시부터 1시간동안 역광장에서 ‘한여름밤의 간이역 작은 음악회’를 열고, 지역주민과 철도 이용객들에게 색소폰과 바이올린, 오카리나 연주, 시 낭송회 등 한여름밤의 이색적인 낭만을 선사하고 있다.

또 황간지역의 아름다운 풍경을 주제로 한 70여 점의 사진작품과 1950년대의 황간역사 모형, 야생화 분재, 초가지붕에 둥근 박이 열린 원두막, 포도 아치 등 이색적인 볼거리도 풍성하다.

이번 음악회와 사진전은 이 지역 황간중학교 출신 모임인 ‘황간마실’ 회원들이 마련하였고, 황간역사 모형은 황간역장이 직접 만든 것이며, 야생화 분재와 원두막은 역 직원들이 가꾼 것이다. 지역주민과 역이 함께 준비한 시골역 문화마당이란 점에서 더욱 뜻 깊은 행사가 되고 있다.

강병규 황간역장은 “가을에는 음악회와 함께 시화전도 열 계획”이라며, “황간역을 지역주민과 고객들에게 철도 고유의 낭만과 추억을 선사하는 문화사랑방으로 가꾸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 하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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