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근 기자] 오는 6일 자원순환의 날을 맞아 환경운동연합이 전국 동서남 해양 쓰레기를 수거·분석한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전국 동.서.남해안 해양쓰레기 조사 결과, 가장 많이 수거된 쓰레기는 미세플라스틱 주원인인 ‘담배꽁초’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다음으로 ‘비닐봉지와 포장지’, ‘어구’, ‘일회용 플라스틱 컵과 음료수병’ 순이었으며, ‘일회용 마스크와 장갑’, ‘폭죽’도 다수 발견됐다.


이번 조사는 올해 7월 11일부터 8월 8일까지 전국 5개 권역별 14곳의 해안가에서 진행되었고, 66명의 시민이 참여해 총 3,879점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분류했다.


환경운동연합은 "담배꽁초는 서해안 8곳과 남해안 5곳 등 대부분의 해안가에서 가장 많이 수거된 쓰레기였다"고 밝혔다.


담배꽁초는 지난 5월 환경운동연합이 진행했던 전국 생활 속 쓰레기 조사에서도 전체 쓰레기 중 54%에 달해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담배꽁초의 필터는 90% 이상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바다로 떠내려가면 미세플라스틱으로 자연 분해되어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먹이사슬에 따라 결국 사람의 몸에도 축적된다.


이 단체는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도 담배회사들은 플라스틱 담배 필터를 대체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럼에도 정부가 해변과 해역에서의 흡연행위와 담배꽁초 투기에 대해 제대로 규제하지 않고 있는 점도 비판했다.


지난 2015년, 해수부는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약칭 해수욕장법)’을 개정해 백사장 흡연행위 금지규정을 폐지한 바 있다.


대신, 지방정부에 떠넘기는 방식으로 백사장 금연 대책을 지자체 각자 재량에 따라 조례를 만들도록 했다.


환경운동연합은 “법 개정 5년이 지난 현재, 전역이 아닌 일부 지자체만 해수욕장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있고, 실제 과태료부과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많지 않아 단속도 유명무실한 상황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동서남해안에서는 각종 비닐봉지 및 포장재가 담배꽁초 다음으로 가장 많이 발견됐다.


바다로 흘러간 일회용 장갑과 비닐은 해양 생물들에게 마치 ‘해파리’처럼 보여 해양생물들이 먹이로 착각해 섭취하기 쉽다.


각종 비닐봉지가 해양생물들의 뱃속에서 나오는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국내 해양쓰레기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쓰레기는 ‘일회용 마스크(총 81개)’ 로 조사됐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일회용 마스크는 환경오염의 또 다른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기존에는 거의 발견할 수 없었던 일회용 마스크는, 코로나19 전파 우려에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의 해수욕장 방문이 이어지면서 상당량이 발견됐다.


환경운동연합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의 경우 한 달에 최대 6천만 장의 일회용 마스크가 버려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착용했던 일회용 마스크는 올바르게 접어서 종량제 봉투에 버리지 않으면 또 다른 2차 감염원이 될 위험이 있다.


환경운동연합 백나윤 자원순환 담당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해안가에 볼 수 없었던 일회용 마스크가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 플라스틱 쓰레기가 증가해 동서남해안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주원인 중 하나인 담배꽁초가 가장 많이 발견된 만큼, 전국 해수욕장 금연구역 지정과 단속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해수욕장법률 재개정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올해 하반기에도 전국 시민들과 함께 전국 쓰레기 분류, 조사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연말에 최악의 쓰레기 배출 품목과 불명예 기업을 선정할 예정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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