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익환 기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제천화재관련평가소위원회는 11일 제천화재참사 유가족에게 '을(乙)'이라 칭한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태도를 지적하고, 향후 소위에 이 지사의 출석을 요구키로 했다.


권은희 제천화재관련평가소위원장(바른미래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소위에서 "충청북도와 제천시가 (화재 책임 관련) 인식 자체가 없는 것 같다"며 "이시종 도지사를 포함해 행정안전부 관계자 등을 보고자로 포함하는 내용으로 보다 충실한 보고가 이뤄지도록 다시 일정을 잡겠다"고 말하며 산회를 선언했다.


이날 소위에는 권 위원장을 비롯해 민주당 측에서는 소병훈·김영호 의원, 자유한국당 측에서는 이진복·김성태 의원, 민주평화당에서는 정인화 의원이 참석했다.


회의는 주로 이날 참석한 충청북도와 제천시 관계자의 책임을 묻는 질의 공방이 이어졌다.


특히 참석한 유가족이 지난 4월 이시종 충북지사와 만난 이야기를 전하며 "이 지사가 우리보고 '재정 신청이 끝났으니 충북도가 '갑'이고, 유가족이 '을'이 됐다"고 말했다고 밝히자 위원들 사이에서도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왔다.


다른 유가족은 "4월 충북도지사를 만나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했으나, 책임인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며 "소위도 출범한 지 수개월이 지났으나 취지에 맞는 활동을 보이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 국회도 협조적이지 않는데, 누구를 의지해야 하나"고 반문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도지사가 참석하지 않으면 알맹이 없는 소위가 될 수밖에 없다"며 "도지사가 예산 때문에 전날까지 의원들을 만난 것으로 아는데, 세월호 참사 당시 울분을 토하고 참사 관련 확고한 의지가 있으신 분이 소위에 참석을 안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소병훈 민주당 의원도 "희생자와 부상자들은 본인의 잘못이 없다. 그런데 왜 책임 명분이 있는 보상금이 아닌 위로금을 받아야 하나"며 "도지사가 했다는 말을 들으니 저는 참 충북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하겠다. 그런 인식으로 유족들을 대한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진복 한국당 의원은 "공무원은 임기 마치고 가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유족들에게 이 상처는 굉장히 오래간다"며 "도지사가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냐"고 재차 물었다.


김영호 민주당 의원도 "진실규명을 떠나서 지자체 태도가 문제가 있다. 유족들이 상처를 받으셨는데, 절대 상처를 주면 안 된다"며 "가족이라 생각하고 성실하게 유족 보상 협의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한창섭 충청북도 행정부지사는 "이 지사께서는 오래전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사과드린다"며 "제천화재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29분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향후 유가족과의 협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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