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청주시장 선거에 관심이 뜨거운 이유는 무엇일까? 충북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지역이란 의미뿐만 아니라 사실상 충북을 좌지우지하는 영향력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행자부 차관, 청와대 행정관, 충북도 부지사, 도의회 의장, 청주시 의회 의장 등 전?현직 관료 11명이 난립함으로써 후보의 비중이나 숫자에서도 다른 지역을 압도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린 어떤 사람을 시장으로 뽑아야 할까? 이런 문제로 고민하는 것은 시장의 역량에 따라서 시정이 변하고, 그것은 금방 시민에게 파급되어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임각수 전 괴산 군수였다.


그가 취임하기 전까지만 해도 괴산은 해만 떨어지면 인적이 끊길 정도로 정체되었다. 임 군수가 취임하면서 산막이 옛길에 관광객이 몰려들더니 대학이 개교하고 군부대까지 들어오면서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청주에서도 이런 변화를 몰고 올 시장은 누구일까? 더욱이 지금 충청권은 신행정수도권이 형성되는 과정에 있다. 세종시에 빨려들면 청주는 특성 없는 지역으로 전락하겠지만 행정수도의 관문 역할을 충실히 해내면 중부권의 핵심도시로 성장할 수도 있는 기로에 서 있다.


이런 일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는 시장은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할까? 무엇보다 청주지역을 잘 아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반드시 지역에서 출생할 필요는 없더라도 선대부터 청주가 고향인 토박이여야만 지역을 속속들이 알 수 있을 것이다.


학교도 가급적 청주에서 나온 사람이면 좋을 것이다. 초중고는 지역서 졸업하고 대학이나 대학원은 서울이나 외국에서 다녔으면 이상적일 것이다. 세 번째 조건은 행정 전문가여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행정만큼 전문화된 분야도 없다. 아파트 관리 문제를 시청에서 담당하는지 구청에서 처리하는지를 구분하는 것도 쉽지 않고, 그것을 담당하는 과나 계의 이름을 선뜻 말할 수 있는 사람도 많지 않다.


누가 시장이 되든 금방 현안에 달려들어 척척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여야만 시간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네 번째 조건은 정치력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자치 시대가 열렸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많은 것을 중앙에 의존하는 게 현실이다.


중앙에서 예산을 얼마나 따올 수 있느냐에 따라서 지역이 얼마나 발전하느냐는 문제가 달려 있다.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순전히 인맥과 정치력이다. 그래서 초중고는 지역에서 나오고 대학이상은 중앙에서 졸업하는 게 이상적이라고 하는 것이다.


학연 못지않게 중요한 게 중앙부처에서 근무한 경력이다. 청와대 총리실 기재부 등에서 근무한 경력이 많아야 예산 편성이 어떤 절차에 따라 이루어지고 누구한테 부탁을 해야 통하는 지도 알 수 있다.


다섯 번째 조건은 무소속이면 좋겠다는 것이다. 중앙의 협조를 받기위해서는 여당 출신이 유리하지만 야당을 다독거리지 못하면 반대에 부딪힐 수도 있다. 여야로부터 전폭적인 협조를 받기 위해서는 무소속이 유리해 보인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정당공천을 배제하자는 소리가 높지만 여전히 정당은 지방자치를 예속하고 있다. 지역 실정과 맞지도 않는 정치 문제인데도 소속 정당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따라가야만 하는 일은 그만둬야 한다.


여섯 번째 조건은 가급적 60대 중반을 넘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다. 아무리 100세 시대라고 해도 60대 후반을 넘으면 건강이 옛날 같지 않다. 이런 나이에 시장을 맡는다는 것은 자신을 위해서나 시민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마지막으로 지역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경제력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이 아니더라도 먹고살게 충분하고, 골치 썩일 일도 없어서 오직 시정에 전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조건을 두루 갖춘 인물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어딘 가에는 비슷한 사람이라도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을 반드시 찾아야 하는 이유는 초대 통합 시장이 불명예 퇴진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뽑는 시장이야말로 초대 통합시장과 같은 역할을 해야할 것이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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