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호 기자]청주시 유례없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15일 오후부터 16일 오전까지 시간당 90㎜ 이상의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주택과 도로, 농경지가 침수되고 단수·정전 피해가 이어졌다.


누적 강수량은 289.9㎜로,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최대 91.8㎜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쏟아졌다.


이날 새벽부터 289.9㎜의 폭우가 내리면서 청주의 젖줄인 미호천과 무심천 수위는 범람 위기까지 치솟았고 가경천 등 일부 지류는 폭우를 견디지 못해 유실됐다.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날 청주에는 290.2㎜의 폭우가 쏟아졌다. 우암산에는 274㎜, 상당구에는 260.5㎜의 강우량이 기록됐다.


무심천 지류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가경동 석남천과 증평 삼기천이 각각 100m가량 유실되는 등 청주와 증평, 진천, 보은의 6개 하천 3.23㎞가 유실됐다.

이번 비는 1995년 8월 25일 293㎜가 내린 이후 기상 관측 이래 두 번째로 많은 양으로, 7월 평균 강수량이 282.7㎜이나 올해는 638.1㎜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청주 상당구 용암동의 아파트 단지 앞 소하천이 범람, 도로로 물이 넘쳤고, 청주 명암동 명암저수지도 위험 수위에 육박한 가운데 지대가 낮은 인접 명암타워 1층이 한때 침수됐다.


산사태가 난 청주 운동동 일대 4가구 6명도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석남천 범람으로 가경천 일대 상수도관이 파열되면서 가경·복대·강서동 일대 6만1천여 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청주 오송읍 호계리의 하천 둑이 터지면서 55가구 115명이 인근 공장 강당으로 대피했고, 청주 영운동 주민 20명도 주택 침수로 긴급 대피해 인근 학교에 머무르고 있다.

이날 오전 7시 39분께 증평읍 보강천 주차장에서 급류에 휩쓸린 트럭 운전자 1명도 구조됐다.


오전 11시 44분께 보은군 내북면 봉황리의 한 하천이 범람하면서 승용차가 고립돼 119구조대가 운전자 등 2명을 구조했다.


충북선 열차도 폭우에 선로가 침수되면서 오전 10시 30분께부터 오후 3시 15분까지 운행이 중단됐다.


괴산댐의 수위가 최고수위(137.65m)에 육박하는 137.35m에 달하면서 홍수 경보가 발령돼 주민 54명이 칠성중과 주민센터로 긴급 대피했다.


이날 비로 저지대 주택 침수가 잇따랐는데, 청주 211가구, 증평 22가구, 음성 6가구, 괴산·진천 각 2가구, 충주 1가구 등 총 244가구이다.

이날 폭우로 농경지 4천215㏊가 물과 토사에 묻혔다. 벼가 3천691㏊로 피해가 가장 크고, 시설작물 426㏊, 인삼 13㏊ 등이다.


축산농가도 비 피해를 피하지 못했다. 14개 축사의 닭 3만7천마리가 폐사하는 등 축사 45동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충북도는 나머지 축사의 피해 상황을 조사 중이다.


이 비로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으며 536명의 이재민이 발생, 대피소로 몸을 옮겼다.


연일 계속된 비로 기반이 약해진 산비탈이 무너져 내리면서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이목리의 한 주택을 덮쳤다. 면사무소 직원과 소방대원 등이 수색작업을 벌여 오후 4시 45분께 80대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다.

오후 3시 12분께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옥화리의 한 주택 인근에서 이모(58·여)씨가 토사에 매몰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충북교육청은 운호중 고등학교 운동장과 건물 1층이 침수됐고 중앙여고 급식소 보일러실과 창문 유리창이 파손되고 충북여고 별관 뒷편에 토사가 유출되었으며 충북체고와 충북학생수련원의 운동장이 침수되고 중앙도서관 화단이 토사유출로 망가지고 교육과학연구원 지하가 침수되었다고 발표했다.


다행히 폭우가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호우경보는 오후 2시를 기해 해제됐고, 무심천과 미호천도 수위가 점차 내려가면서 범람 위기를 넘겼다.


한편 이승훈 청주시장은 아침부터 피해지역을 순찰하며 피해 복구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 시장은 "피해 복구를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여 빠른 시일 내 정상화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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