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실이 없어 학생들이 교실에서 배식을 하거나 일부 학년만 급식실을 이용하는 학교가 전국에 1,871곳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교실배식 학교들의 경우, 복도와 교실에서 냄새가 나서 창문을 열고 수업을 하거나 식중독 위험에 노출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종배 국회의원(새누리당, 충북 충주)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2016 학교급식 배식현황’에 따르면, 전체 학교 1만 1,739개(특수학교 포함) 중 식당배식이 84.1%(9,868곳), 교실배식이 12.1%(1,419곳), 식당과 교실배식을 병행하는 곳은 3.9%(452곳)으로 나타났다.

식당배식 비율은 ?부산 53.4%(341/638) ?서울 63.3%(840/1,327) ?경기 64.8%(1,519/2,345) ?대구 75.3%(339/450) ?인천 79.3%(407/513) 등 오히려 대도시가 지방 도시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초등학교(78.3%)가 중학교(86.3%)보다 중학교가 고등학교(95.6%)보다 낮았다.

식당배식비율이 가장 낮은 부산의 경우 638개 학교 중 341개 학교만 식당에서 배식을 하고 247개는 교실에서, 50개는 식당과 교실에서 병행 배식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307개 중 108개(35.2%)를 식당에서 배식하는데 반해 고등학교는 144개중 131개(91%)를 식당에서 배식중이다.

학생들이 낮 동안 생활하는 교실에서 급식할 경우 대개 책상을 닦지 않은 채 그대로 식사를 하거나, 냉난방을 실시하는 여름과 겨울에 환기도 제대로 되지 않음에 따라 식중독 발병 위험이 높다.

교실 배식 비율이 가장 높은 부산의 경우, 지난 8월 모여고 학생들이 비빔국수와 열무된장무침을 먹고 병원성 대장균이 검출되는 등 최근 5년간(2012~16년9월) 총 11건에 482명의 식중독 환자가 발생한 바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을 교실 배식의 문제로 돌릴 순 없지만, 교실 배식이 식당 배식보다 식중독 위험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종배 의원은 “어린 초등학생들이 식당이 없어 교실에서 밥을 먹고 있다”며 “식중독 방지 등 위생 문제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 급식시설 예산을 우선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의원은 “당장 예산 지원이 힘들다면 남는 교실을 식당으로 개조해 사용하거나, 학년별로 점심시간을 다르게 조정하는 등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충주=이성근 기자 cjnphoto@naver.com

저작권자 © 한국인터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