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이 된 남편의 뜻을 이어 장학회를 만든 류덕희 여사가 뒤늦게 알려져 미담이 되고 있다.

류덕희 여사(70)는 지난 3월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남편(故 최광수)의 뜻이 이어지길 바란다며 상당고등학교로 2억 원을 송금해 왔다.

류덕희 여사의 남편인 최 교사의 이야기는 17년 전으로 올라간다.

최 교사는 상당고에서 명예퇴직을 한 1998년부터 연 1천만 원의 장학금을 매년 기탁했다.

자신이 고등학교, 대학교 때 장학금을 받아 학업을 마친 신세를 세상에 갚아야 한다는 생각을 실천에 옮긴 것이었다.

장학금은 퇴직금 이자와 형의 달팽이 농장 일을 거들며 받은 돈을 보태 마련됐고, 학교 측은 이 돈을 ‘최광수 장학금’으로 이름을 붙여 운영해 왔다.

그는 파킨슨병으로 투병생활을 시작하기 전인 2008년까지 매년 장학금 기탁을 이어왔으며 금액으로는 1억 1천만 원에 달한다.

‘최광수 장학금’은 2009년부터 잠시 휴면기간을 가졌고 최 교사는 2011년 7월 6일 72세를 끝으로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최광수 장학금’은 최 교사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계속 이어졌다.

부인 류덕희 여사가 남편이 영면한 뒤 형편이 어려워졌음에도 남편의 뜻을 기리고자 2011년 9월부터 매월 120만원씩 연 1,440만원의 장학금을 계속 기탁해 온 것이다.

지금까지 ‘최광수 장학금’으로 혜택을 받은 학생은 모두 220명, 금액으로는 총 1억 7천여만 원이다.

하지만, 남편의 뜻을 이어오던 류 여사는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최광수 장학금’이 계속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게 되었고, 고민 끝에 2억 원이라는 거금을 세상에 내놓게 됐다.

이에 상당고등학교는 고인의 이름을 딴 ‘최광수 장학회’를 만들었다.

학교 측은 앞으로 노력을 기울여 최광수 장학재단으로 만들어 갈 계획이다.

재단은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기본재산 3억 원 이상일 때 가능하다.

한편, 고인이 된 최 교사가 상당고에 근무한 것은 개교(97년) 첫해 1년 간 이었지만 그는 영어동아리를 만들어 팝송을 지도하는 등 창의적인 수업으로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을 만큼 제자 사랑이 남달랐다고 한다.

상당고 김병규 교장은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매년 5월에 서울의 실버타운에 사는 여사님을 찾아뵈는데 늘 허름한 옷을 입고 계셨다”며 “평소 자신을 위해서는 돈을 쓰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 김주옥 기자

저작권자 © 한국인터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