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계자는 24일 오전 8시20분쯤 기자들과 만나 "이 시간 현재 남북 (고위급 접촉) 대표단이 엄중한 한반도 안보위기 상황 속에서 장시간 팽팽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잠수함·특수전 요원에 이어 공기부양정까지 전방에 배치하는 등, 전시상황을 방불케 하는 군사작전을 펼치며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한 측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는 23일 오후 3시30분부터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2+2 고위급 접촉'을 갖고 있다.


앞서 양측은 22일 오후 6시30분쯤부터 23일 새벽 4시15분까지 10시간 가깝게 1차 접촉을 가졌으나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산회했었다.


이번 접촉에서 우리 측은 최근 서부전선에서의 북측의 목함지뢰 매설과 포격 등 군사 도발에 대한 사과와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약속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은 대북 확성기 사용 등 비무장지대(DMZ) 일대에서의 심리전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측이 그동안 목함지뢰 매설과 선제 포격은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음에 비춰 사과나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약속 문제를 놓고 양쪽이 의견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접촉 의제가 광범위하다는 점도 회담이 장기화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새벽 브리핑을 통해 "이번 접촉에서 쌍방은 최근 조성된 사태의 해결방안과 앞으로의 남북관계 발전방안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며 회담에서 군사 관련 사안 뿐 아니라 대북협력 등 남북간 현안이 광범위하게 논의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그동안 요구해온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과 이산가족 생사확인 등도 회담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측은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정부가 발효한 5.24 조치의 해제를 통한 금강산 관광 재개, 연례적인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UFG)의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전날 오전 11시부터 한국의 F-15K 전투기 4대와 미국 F-16 전투기 4대를 동원해 무력시위 비행을 벌였다. 북한군은 휴전선 일대의 포병전력을 2배 가량 증강하고 잠수함 전력의 70%에 해당하는 50여척을 기지 밖으로 기동했다.


이어 북한의 공기부양정은 비대칭 위협 무기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는데 북한은 10여 척을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북쪽으로 60여km 거리의 황해도 고암포 기지로 전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 굳히기로 강한 드라이브로 협상에 나온 반면, 박근혜 정부 역시 이번 위기관리 능력이 집권후반기 성패에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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