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충북도교육청에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충북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민주당의원들이 이기용 충북도교육감의 내년 충북도지사 출마여부를 놓고 집중 성토하면서 국감장이 정치공세장으로 변질됐다.


이날 이 교육감의 지사출마설에 대한 질의는 모두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시작돼 당 차원의 정치적 견제가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처럼 민주당 의원들이 교육현안보다 이 교육감 때리기에 나선 것은 강력한 새누리당 도지사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이기용 교육감이 민주당 소속인 이시종 지사의 대항마로 부각되는 것으로 미연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이날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이 교육감은 지난 3월 제천교육청 업무보고 자리에서 내년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현재는 출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 교육감은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교육과 관련없는 지역 단체장 이·취임식 행사에만 13번 참석해 축사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 교육감은 특히 도의회 일정이 오후 2시에 잡혀 있는 날에도 오후 3시에 전시회에 참석하고 초중등 교육과 연관없는 지역 대학교 건물 기공식까지 참석했다"며 "이 정도면 상식적으로 정치인 일정"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이기용 교육감은 "초청장이 와서 와 달라고 한 곳 이외에 간 곳이 없다"며 "지역 축제는 학생들의 가장행렬이 있는데다 근무시간이 아닌 밤에 참석했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 교육감의 반박이 이어지자 "현재 주민들은 충북교육이 정치바람을 탈까봐 우려하고 있다"며 "이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거취를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이 교육감이 "현재도 교육 이외에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즉답을 피하며 거듭 원론적인 답변만하자 김 의원은 보충 질의를 통해 "이 교육감은 도민들의 걱정과 우려를 낳고 있는 일정과 처신에 주의해달라"고 주장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도 대구·경북교육감에게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뜻이 있는 지 물었고 대구·경북교육감이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이 교육감을 상대로 출마 의사를 재차 물었다.


안 의원은 이 교육감에게 "'출마하지 않겠다'고 답변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현재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이 교육감의 원론적인 답변이 이어졌다.


안 의원은 "'출마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하지 않는 것을 거꾸로 보면 도지사 출마에 생각이 있다는 것"이라며 "'도지사 출마설'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을 원하냐"고 따져 물었다.


배재정 (민주당) 의원도 국정감사 질의 자료를 통해 "올해 3선인 이기용 교육감이 내년 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자 새누리당 도지사 후보 출마 이야기가 있다"며 "하지만 교육감은 정치적 중립성을 엄격히 요구하기 때문에 선거 때에도 정당을 표시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배 의원은 "이 교육감은 공식적으로 출마할 것인지 밝혀야 한다"며 "이 교육감은 지금이라도 교육감직을 사퇴하거나 아니면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민주당의원들이 이기용교육감에 대한 도지사 출마여부에 질문이 집중되자 일각에서는 의원들이 교육현안보다 도지사 출마에 관심이 더 많은 것 같다면서 국정감사가 교육현안보다 정치공세에 열을 올리는 웃지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힐난했다. / 이희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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