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이성보)는 27일 세종특별자치시(이하 세종시, 시장 유한식)에서 관계기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조정을 중재해 41년전 연기면에 세워진 10만㎡ 규모의 연기비행장을 약 3㎞ 떨어진 41만㎡ 규모의 조치원비행장에 통합시키는 합의안을 성사시켰다.


도시개발로 인해 군 수송기의 이착륙이 어려웠던 조치원비행장도 국민권익위원회의 이번 중재로 군사시설보호구역이 완화될 전망이어서 인근 주민이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연기비행장은 41년 전 건립당시에는 군 작전비행장으로 활용됐으나, 이후 군 조직개편에 따라 지금은 충남소방항공대가 사용하고 있으며, 가끔 육군항공학교 소속의 헬기가 훈련비행장으로 쓰고 있다.


비행장 인근 주민 2,600여 명은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해당 비행장으로 인한 재산권 제한 대책을 마련해 주거나 비행장을 이전해 달라고 요구하다 지난 5월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한 바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공공갈등 지원 업무를 맡은 국무조정실과 합동으로 현장 실사 후 수차례의 실무조정 협의를 통해 27일 오후 4시 세종시청 대강당에서 지역주민과 세종시, 육군 제32보병사단, 육군 제2작전사령부, 육군항공작전사령부, 육군항공학교, 국방시설본부 등 여러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 주재로 현장조정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기존의 군사작전은 종전과 동일하게 수행할 수 있게 하되 두 비행장은 통합하는 것으로 합의됐다.


양측이 이번에 합의한 중재안에 따라 ▲세종시는 비행장 통합에 따른 시설을 제공해 기존 비행장에서 이뤄지던 작전을 무리 없이 수행할 수 있게 지원하고 ▲군은 세종시가 시설을 건립하고 난 뒤 연기 및 조치원 비행장의 군사시설보호구역을 해제하거나 변경하는 것을 검토 후 국방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회의를 주재한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은 “이번 현장조정은 지역주민을 비롯한 국무조정실, 세종시, 육군, 국방부가 서로 소통하고 협력한 결과로 무려 41여 년간이나 재산권행사를 제한 받은 지역주민의 숙원이 해소되어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유한식 세종시장은 “항공부대로 인한 소음?진동 등 불편사항 때문에 지속적인 이전 민원이 있었다”며 "적극적인 노력 끝에 성사된 이번 조정을 통해 해당 지역이 균형발전의 핵심지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국민권익위원회는 2009년 속초비행장에 대한 비행안전구역완화 요구 집단민원을 조정을 통해 해결했고, 2010년에는 육군에서 헬기예비작전기지로 관리하고 있는 전국 35개의 비행장을 전수 조사해 관리 실태를 개선토록 합동참모본부에 권고했다.


2011년에는 가평?영월?고성군 일대에 있는 군 비행장 때문에 발생한 지역민의 집단민원을 해결하는 등 전국의 군 비행장 관련 주민 갈등에 적극 개입해 원만한 해결을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무조정실과 협업을 통해 집단갈등 민원을 해결하고 있는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6월 전라북도 정읍시민 약 7만 3,000여 명이 제기한 오송~광주송정 간 호남고속철도(KTX)의 정읍역사 및 지하차도 신설 중단을 둘러싼 집단 민원을 해결했다.


이외에도 지난 5월에는 서울 강서구에 있는 방화대교와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을 잇는 5.8㎞ 길이의 방화대로 구간 안에 있던 군부대로 인한 교통 불편을 해결해 3만 4,000명이 거주하게 되는 마곡지구 민원을 원만히 마무리하는 등 집단갈등을 성공적으로 조정했다. / 하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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