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증후군은 주로 주부들이 겪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의외로 노인들에게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충북 청원군에 살고 있는 김(67) 어르신은 추석을 맞아 자식, 손주 만날 생각에 모처럼 가슴이 뿌듯하다.


아들 둘과 손자2, 손녀1, 그리고 큰 며느리, 작은 며느리와 함께 가덕에 있는 천주교 묘역에 묻힌 할머니를 찾아 성묘를 했다.


훌쩍 큰 손자놈이 제법 어른스러운 말투로 "할머니 많이 잡수세요"라며 머리를 조아린다.


5살난 작은 손자놈이 두손을 모아 궁둥이를 하늘을 향해 들며 절을 하는 모습이 절로 웃음이 난다.


새찜띠기 손녀가 입술을 삐쭉하며 품안을 파고 든다.


오랫만에 핏줄과 함께 엉켜 즐거운 시간을 맛보는 순간이다.


그러나 오랜만의 만남의 기쁜만큼, 헤어진 뒤의 외로움이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자식들과 북적이다 일상으로 돌아가면서 공허함이 더 커지는 '노인 명절증후군', 고독이 물밀듯이 업습해 온다.


신체적, 정서적으로 약한 노인들이 견뎌내기가 쉽지 않아 몸이 아프고 쑤시는 증상까지 나타난다.


이같은 현상이 보름 이상 지속되면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노인들 스스로 무력감을 떨쳐내는 노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더 근본적인 예방법은 가족의 관심인데 명절 이후에도 전화 한통 더 올리는 것이 어르신들의 병을 막는 힘이 될 수 있다. /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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