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지사는 6·2지방선거 후보시절 4대강 반대는 민주당의 당론이고, 자신의 소신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취임 후 그의 입장은 180도 돌변했다. 도정을 파악하면서 2조4,000억원의 예산을 충북발전을 위해 중앙정부에서 투입한다는데 이를 반대하기란 도정 책임자로서 어려웠을 것이다.


그리고 지난 선거에서 그를 전폭 지지한 시민단체 역시 외면하기란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지난 6.2지방선거에서 충북의 경우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싸움으로 도지사를 비롯해 도의원, 시·군의원을 대거 민주당에서 싹쓸이 했지만 성격을 살펴보면 보수는 한나라당에 진보는 민주당에 손을 들어 준 결과로 나타났다.


항간에 이 지사를 “돌다리도 두드려 간다”고 했다. 선거 직전에 흘러나온 이야기 중, 떨어질 일은 안하는 사람이라고도 했다.


선거에서 한번도 떨어진 적이 없다며 ‘불사조’라고도 했다. 그리고 ‘사막에 여우’라고도 했다.


아마도 세계2차대전의 ‘롬멜’ 정도로 격상해 부르는 듯 했다.


이처럼 이 지사에겐 붙어 다니는 수식어가 많다. 이를 종합해 보면 실용과 진보를 겸한 인물로 보여 진다.


사실상 충북도에서 단기간 내에 2조4,00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집행하기란 하늘에 별따기 보다 어렵다, 이것이 충북의 현주소이다. 이에 충북살림을 맡은 충북도지사로서 충북권 4대강사업을 진행은 하되 진보세력인 환경단체의 주장에도 귀를 기우리는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한 것이다.


물론 당론도 그는 비켜 갔다. 4대강사업의 가장 큰 문제는 본류를 파 운하를 만드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충북도는 지류인 관계로 본류에 걸친 사업이나 운하와 관계된 사업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며 당론에서 주장하는 '4대강사업 반대'는 찬성하지만 충북도의 경우는 4대강 지류에 속하므로 아무런 연관이 없다며 비켜갔다.


이 지사는 암초가 있을 때마다 돌아갔다. 자문기구인 공동검증위원회 발족해 4대강사업을 발표하기까지 4개월 동안 시시비비 논란도 많았지만 검증위원회의 빌미로 돌아갔다.


발표시점에 따라 다 다르지 않았냐? 는 눈총이 있을 때마다 '검증위 검증결과를 지켜본 후 입장을 발표 하겠다'며 미지근한 자세로 일관한다는 언론의 시각도 비켜 갔다.


결국 지난 10월28일 검증위의 검증결과를 수용해 4대강사업을 보완해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원칙적으로 4대강사업을 하겠다는 취지인 것이다. 선거공약에서부터 발표하기까지 장장 5개월을 끌어온 줄다리기에서 결국은 이 지사가 바라던 대로 결정한 것이다. 발표문에는 전날 시장·군수들과의 협의를 마쳤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신중한 처신이라는 평가와 함께 소신있는 도정수행을 바라는 또 다른 목소리도 흘러 나왔다. 모든 사안은 아니더라도 특정사안의 경우, 정면 돌파하는 도지사의 카리스마와 저력을 요구하는 도민들도 있는 것 같다.


아마도 정공법을 써 부러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것 보다는 잠시 시간이 걸리더라도 돌아가 목적을 달성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 지사의 지론인 것 같다. 이번 충북권 4대강살리기사업을 지켜보면서 그의 철학에 감명 받은 사람도 있겠고 소심하다는 사람도 있었을 것 같다.


그러나 충북도지사로써 충북도민을 위하여 2조4,000억원을 투자하게 만들고 환경단체가 주장하는 일부도 사업계획에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찬성단체인 4대강하천정비 충북본부는 원안추진을 주장하고 있지만 도정을 알게 되면 어느 정도 협조하리라 생각된다.


사실상 4대강사업을 환경단체 뜻대로 전면 거부하고 예산을 반납 한다면 아마도 충북도민들이 그냥 묵과하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아마도 이시종 지사는 여기까지 생각했으리라 본다.


이번 이시종 지사의 '충북권 4대강사업' 결정은 도민을 위한 도지사로서 영원히 그의 치적으로 남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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