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아파? 여기 누워요.”

빛고을노인건강타운 물리치료실에서는 남학생 세명이 노인들의 손을 이끌며 도움을 주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주인공은 광주시 지적장애인복지협회 소속 이용진(19·남구 봉선동), 조용민(18·남구 송하동), 최세준(19·남구 주월동·이상 지적장애2급)군.

이 군 등은 10대 후반의 남학생들이지만 어린아이처럼 순진무구한 말투와 표정으로 이곳을 찾은 노인들을 정성껏 돕고 있다.

이들이 맡은 일은 노인들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간단한 물리치료기기 조작 등을 해주는 단순한 봉사이지만, 틈나는 대로 노인들의 어깨와 팔다리를 주무르느라 땀에 젖기도 하지만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있다.

이들은 지난 6월부터 오는 12월까지 총 7개월 간 일주일에 세 번, 하루 4시간씩 이곳을 찾아 지적장애인복지협회에서 시행하고 있는 ‘특수교육-복지연계형 장애인복지일자리사업’에 참여하며 노인들의 따뜻한 손발 역할을 수행하면서 일하는 기쁨도 누리고 있는 것이다.

“버스 타고 와요. 멀어요. 그런데 재밌어요”라며 활짝 웃는 최세준 군,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는 해남에 있어요. 추석 때만 가요. 그런데 여기에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많아요. 잘해 주세요. 좋아요”라고 수줍게 말하는 조용민 군의 말처럼 이 학생들이 건강타운에 와서 활동하며 느끼는 정서적 만족감이 높다.

빛고을노인건강타운 회원 정만심(67·여·남구 주월동)씨는 “공기압마사지기를 이용할 때마다 용진 학생의 도움을 받고 있다”며 “항상 인사도 잘 하고 잘 웃고 스스럼없이 대하는 학생들을 보면 친손자처럼 대견하고 사랑스럽다”고 말했다.

담당교사 김혜림씨는 “건강타운에 처음 우리 학생들을 데리고 올 때 이곳 어르신들이 혹시 장애학생에 대한 편견이 있으면 어쩌나 우려가 많았으나 학생들이 어르신들을 잘 따르고, 어르신들도 학생들을 손주처럼 예뻐해 주셔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건강타운 물리치료사 김재원씨는 “물리치료기기 사용법을 학생들에게 단 한번 설명했는데, 지금까지 실수 한번 없을 정도로 이해력이 빠르고 꼼꼼해 놀랐다”며 “항상 바쁜 물리치료실에 세 학생의 활동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하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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