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민국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을 입장해 연단을 향하고 있을때 쯤 국회의원들의 태도는 일어선 여당의원과 앉은채로 바라보고 있는 야당의원들의 엉거주춤한 태도는 분명 주인이 손님을 맞는 태도는 정녕 아닌 듯 싶다.


이날 국가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인 이명박 대통령이 개원을 축하하기 위해 4년 만에 국회를 방문했는데 주인들은 예의를 갖추지 않고 외면했다.


이같은 국회의 엉거주춤한 행동에서 비롯된 푸대접은 이명박 대통령 개인이 아니라 전 국민의 투표로 뽑은 5년 임기의 ‘대통령직’에 대한 예우에 부당한 처사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분명 대통령이란 정치적 찬반을 떠나 '국가원수'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08년 7월 18대 국회 개원 연설에서 총 27차례 박수를 받았고, 10월 국회 시정연설에서는 9차례 박수를 받았다.


이날 보인 국회의원들의 행태가 바로 국민 눈에 비쳐질때 국민들이 국회의원에게 보내는 시선 또한 존경심보다는 냉소적으로 푸대접이 후일 자신들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여야 정치인들은 명심하여야 할 것 같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 연설했을 때도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은 박수쳐주지 않은 사실도 있다.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아예 거부하기도 했다.


사실상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국회의 허가 사항이 아니라 헌법이 정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기도 하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라면 품격과 관용, 통합의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도 아랑곳없이 외면한다면 과연 성숙한 인격이라고 볼수있겠는가? 국민의 손에 의해 선출된 국회의원이라 하면 상대방이 밉더라도 기본 예의를 갖춘 인격으로 품격있는 삶의 방식을 택할줄아는 선량이어야 한다.


대통령의 국회 입장 때 국회의원들이 기립하는 예의가 아주 없진 않았다. 여소야대 등으로 정쟁이 극심했던 13, 14대 때 노태우 대통령은 여야 의원들의 기립환영을 받았다. 당시 국회가 노태우 대통령의 인격이나 정치를 찬성해서 기립한 건 아닐 것이다.


6·10 민주화 항쟁으로 소중하게 얻은 민주 국회의 고귀함과 자부심이 그런 품격 있는 행동을 하게 만들었다. 반면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16대 국회를 방문했을 때는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의 유아적 태도로 기립환영이나 한 차례의 박수도 나오지 않은 사실도 있다.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예우는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그를 선택한 국민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대통령에게 섭섭한 일이 있더라도 오히려 국회가 예의 바른 대접을 함으로써 스스로 품격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대통령 입장 때 국회의원이 기립해 환영하는 전통을 만들어 가는 것도 선진국으로 가는길 일 것 같다.


선진국의 경우, 미국·일본에서는 대통령·총리 등 정부 수반에 대한 의회 차원의 예우는 각별하다. 미국 의회에서는 대통령이 연설을 하기 위해 본회의장에 입장하면 모든 의원이 기립해 박수로 맞는다.


통로 좌우의 의원들은 앞다퉈 악수를 청하기도 하는데 기립박수를 가장 많이 받으려면 의회를 방문하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대통령의 의회 연설 때 기립해 박수를 치는 건 미 의회의 전통이자 관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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