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실종됐던 한 미군의 유해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의해 발굴되어 신원이 확인되었다.

60년 만에 가족 품에 안긴 6·25참전 미국의 젊은이의 유해는 작년 4월 경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의해 경북 영덕에서 발굴되어 미국에 인도된 바 있다. 이후 미국 JPAC의 오랜 노력 끝에 신원과 유가족이 확인되어 오는 7월 12일 오전 9시에 유가족과 친지, 참전전우 등이 함께한 가운데 워싱턴 D.C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안장식을 갖는다.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미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출신으로 6·25전쟁 당시 26세의 나이에 해군 장교로 참전한 로버트 워렌 랑웰 소위로 밝혀졌다.기록에 의하면, 랑웰 소위는 제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4년 7월 15일 미 해군에 입대하여 통신병으로 복무한 뒤 1946년 5월 25일 만기제대 했으며,

이후 6·25전쟁이 발발하면서 재입대하여 해군 소해정 “USS Magpie(AMS-25)”(수중 기뢰 제거 임무)의 보급장교로서 임무를 수행하던 중 1950년 10월 1일 경북 축산항에서 3.6㎞ 떨어진 곳에서 적군이 설치한 기뢰에 의해 침몰, 승조원 21명과 함께 실종되었다.

그동안 랑웰 소위의 유해는 미측의 끈질긴 노력에도 불구하고 발굴하지 못하다가, 2008년 6월경에 “6·25전쟁 당시 어로작업 중 그물에 걸린 군인의 시체를 인양해서 마을 주민들과 함께 해안가 인근 야산에 매장한 사실이 있다”는 주민제보(김태산, 86세, 경북 영덕)를 받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즉각 발굴팀을 파견하여 제보지역을 샅샅이 조사했으나 발견하지 못하였다가 작년 4월 매장가능성이 높은 몇 개의 후보지 중 마지막 지점에서 계급장, 수첩 및 다기능 칼 등의 유품과 함께 유해를 발굴할 수 있었다.

발굴 후 한·미간의 합동 인종감식을 통해 JPAC에 인도된 유해는 JPAC이 보관 중인 전사자의 치아기록과 정밀 대조를 통해 랑웰 소위의 유해임을 확인하였으며, 오랜 시간 동안 유가족을 수소문하였으나 아쉽게도 직계 유가족은 생존해 있지 않고 올해 90세 된 사촌 누이와 조카가 생존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되어 혈육이 함께 한 가운데 안장식을 거행하게 된 것이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은 “이번 랑웰 소위의 안장식을 통해 60년 전 우리를 위한 수많은 미국 젊은이들의 고귀한 희생에 대해 대한민국이 결코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미국민에게 알릴 수 있게 되어 더욱 기쁘다”면서, “앞으로도 국군전사자와 더불어 아직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우방국 전사자를 찾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한측에서 미측에 인도한 전사자 유해는 7구이며, 이 중 신원이 확인된 사례는 2002년 경남 창녕에서 발굴하여 미측에 인도한 유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이다. 아직도 한국 내에 수습되지 못한 미군전사자는 총 8,02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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