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대표는 당초 민주당과 시민사회세력, 그리고 진보정당세력을 껴안고 통합의 리더십으로 강력한 야권연대를 실현할 적임자로 야당 대표직에 올랐다.


그는 우선적으로 민주당을 시민사회세력과 한국노총을 껴안고 민주통합당으로 집권을 향한 보폭을 넓혀갔다. 이에 국민들은 반 MB 정서와 함께 그녀의 손을 들어주며 환호했다.


정치 패턴은 여권인 경우, 자기 쇄신을 통해 표심을 얻고 야권은 통합을 통해 바람을 일으킨다. 그러나 최근 정치권은 아이러니하게도 상대당 덕분에 어부지리로 승리를 상대편에 안겨주고 있다.


지난 6.2 지방선거와 4ㆍ27 재보선과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민주통합당(구 민주당)의 승리는 새누리당(구 한나라당) 덕분으로 분석되었다. 민주당의 실력보다는 미운털이 박힌 새누리당이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4.11 총선에 경우 공천 전쟁에서 민주통합당이 새누리당 보다 못하다는 평가와 함께 침몰하던 새누리호가 새로운 지평선을 열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구 민주당과 친노 그룹, 시민사회단체와 노동계까지 참여해 민주통합당으로 거듭났다. 단순히 몸집만 커진 것이 아니다. 새누리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영남세력 일부까지 결합해 '전국정당'으로 외연을 넓힐며 집권할수 있는 잠재력도 갖추어 나아 갔다.


민주당에 대한 기대는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났다. 리얼미터의 1월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39.7%의 지지율을 얻어 29.1%를 차지한 새누리당을 10.6%포인트 앞섰다.


그후 공천전쟁이 시작되면서 민주당에 대한 기대는 하루가 다르게 실망을 안겨 주었다.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은 임종석 전 의원과 현대차그룹에서 1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이화영 전 의원이 1차 공천에 포함됐다. 공천 정당성이 훼손되면서 탈락자들에게 항명의 근거를 제공한 것이다.


제1 야당으로서 주도해야 할 야권연대도 흐지부지 진척을 보지 못하자 민주당 지도부의 리더십에 대한 불신이 쌓여지고 있다.


이젠 새누리당이 민주통합당 덕분에 살아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이명박 정부 심판론을 들고 민심을 끌어 모았지만 이번 선거의 상대가 이명박 정부가 아니라 쇄신을 향해가는 새누리당이라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비대위 구성과 공심위 구성에서부터 여론의 이목을 끌었지만 민주통합당은 쇄신공천의 내용은 보이지 않고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현역공천과 몰락한 친노무현 세력의 부활로 반민주당 정서가 발생했다.

집권하면 한미FTA의 폐기를 하겠다는 한명숙 대표의 발언도 민주통합당의 지지율 감소와 맞물렸다. 국민들은 심정적으로는 동조하겠지만 불안감을 조성하는 민주통합당의 주장에 선뜻 표를 던지기 어려울 것이다.


통합을 해야만 하는 통합민주당이 통합진보당과의 공천 지분 나누기에 신경을 써야만 하는 입장이고 친 DJ,구 민주당 계을 탈락시키면서 민주당의 결집력을 떨어 뜨렸다.

실제로 한광옥 고문의 탈당으로 민주동우회의 결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구 민주당계의 반발이 현실화 되고 있다. 대통령후보까지 지낸 정동영 의원에 대한 홀대도 눈에 띤다. 실제로 친노계 486세대의 정치권진입이 두드러지고 당의 중심이 친노계로 옮겨지고 있는 징조도 보인다.

국민경선이 문제를 일으킬 소지를 다분히 안고 있었지만 지도부의 안일한 생각이 광주의 사건에서 보듯이 무리한 동원을 부추기고 급기야 자살하는 사건까지 일어난 것이다. 국민경선을 하려고 했으면 끝까지 하든지 국민경선을 하겠다고 하면서 실제로 일부지역만 시행하는 모양새만 갖추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의 민주통합당의 공천내용을 보면 앞으로 있을 공천에 별로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구 민주계의 배제, 친노 전,현직 의원의 공천, 486 세대의 친노 세력 발탁, 전, 현직의원의 배려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 청년위원장 출신의 이상호씨를 배척한 것을 보면 정치신인의 도전은 무망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에 비해 새누리당은 비대위에서 공천위의 권한을 최대한 보장하는 모습을 지켜 본 국민들은 민주통합당과 대비 새누리당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 대표에 대한 긍정적 대답은 56.8%에 달했다. 한 달 사이 한명숙 대표에 대한 긍정적 여론이 무려 10.7% 줄어든 셈인데, 연령별로 보면 40대의 변동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40대가 정치적 참여 욕구와 관심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 대표 리더십에 대한 회의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대표가 앞으로 남은 시간에 강한 리더십을 발휘해 공천개혁과 야권연대를 추진해, 희망했던 국회의원 과반수 확보를 위해 올-인하여야만 하겠다. 그러치 아니하면 다 기우렀던 새누리호가 만선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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