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기라성 같은 인물들이 출사표를 내고 한국당을 집권당으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황교안 전 총리를 비롯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홍준표 전 대표 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지만 자신을 한마디로 압축해 표현하는 구호는 없다.


황교안 전 총리 하면 박근혜가 탄핵당할 때 총리를 했으니 탄핵 잔당이라는 생각이 들고, 홍준표 전 대표는 막말 파문으로 지방선거를 참패케 한 장본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오세훈 전 시장은 멀쩡한 서울시장 자리를 서퇴함으로써 박원순 시장이 집권하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문제는 그 많은 후보가 연일 장밋빛 공약을 제시하고 있지만 한마디로 자신을 표현하는 구호가 없다는 사실이다.


아직 스타 후보 반열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묵묵히 당권도전을 준비해온 정우택 의원이 요즘 가는 곳마다 빼놓지 않고 하는 말이 있다.


″이제 정우택이 답이다″란 말이다. 당권에 도전하는 후보가 의례적으로 하는 정치구호라고 무시하자니 그 답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그럴만한 이유를 발견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당이 가장 어려울 때 당을 구한 일등공신이라는 사실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했을 때 새누리당은 당무까지 중단해야 할 정도로 혼란한 상황이었다. 많은 의원이 당을 떠났지만 나는 원내 대표에 선출돼 무너진 당을 일으켜 세우는데 혼신을 다했다

원내 대표 자격으로 다른 당에 인사를 갔을 때 문전박대까지 당했다. 새누리당을 회생불능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당사에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일이다.


다 쓰러진 당을 제1야당으로 일으켜 세우는데 성공했으니 난 일등공신이 분명하다.” 정우택 의원의 고백을 들으면서 당을 살려낸 공신이 당권을 잡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정우택 의원은 당시 상황을 탄핵이란 재난을 당해 무너진 집을 다시 짓는 일에 비유한다. ″후보 중에는 무너지는 집을 고치기는커녕 난장을 치고 나간 사람도 있고(김무성 전 대표),


당원이 피땀 흘려서 집을 고치고 있는데 베짱이처럼 구경만 하던 사람(황교안 전 총리)도 있다. 또 집을 잘못 고치는 바람에 쫓겨난 사람이 집을 다 지어놓으니까 들어와 주인 노릇을 하겠다는 사람(홍준표 전 대표)도 있다.″


적절한 비유다. 그렇다면 당 대표 자격이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후보 중에서 문제가 있는 황교안 홍준표 오세훈 등을 제외하면 정우택 심재철 주호영 안상수 김진태 의원 등만 남는다. 이들 중에서 자신이 답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다. 오직 정우택 의원만이 자신이 답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에 사실 여부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당이 어려울 때 당을 구한 공신이라도 당을 대표할만한 자격이 있느냐는 게 궁금하다. 정우택 의원은 충북지사, 해수부 장관, 4선 의원, 원내 대표 등을 역임했다.


제일 야당 대표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지방행정에서부터 중앙부처는 물론 정치경력까지 갖출 필요가 있다. 이런 조건을 두루 섭렵했으니 외형적인 자격은 갖췄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정우택 의원은 자신이 말한 대로 후보 중에서 유일하게 경제를 전공한 경제전문가다. 문제는 안보에 관한 전문성이 부족하여 문재인 정권의 친북 편향에 따른 안보 공백 등을 파헤칠 능력이 있겠느냐는 점이다.


특히 야당성이 있느냐는 의문도 든다. 요즘 한국당을 바라보면서 야당성이 없다고 탄식하는 사람이 많다. 김태우 사건만으로도 정권이 흔들릴만한데 신재민 서영교 손혜원 사건이 동시 다발적으로 터졌으니 야당 입장에서는 이보다 좋은 호재가 없다.


대형 이슈가 터졌는데도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으니 과연 한국당이 수권능력이 있는 야당이냐는 것이다.


어느 후보도 이런 조건을 충족할 수는 없을 것이다. 부족한 부분은 전문가를 활용한다면 정우택이 답이라는 말이 터무니없는 과장은 아닐 것 같다.


한국당이 수권야당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것은 여야는 수레의 두 바퀴처럼 균형을 이뤄야만 국가가 발전하기 때문이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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