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오창이 아파트 정책의 방향이다.


아파트값에도 양극화 현상이 극심하다. 수도권은 연일 아파트값이 급등한다고 난리다. 몇 달 새 2,3억 원씩 올랐다고 자랑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다. 이쯤 되면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줍는 것이다.


하늘에서 돈 보따리가 떨어지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누군들 그 돈을 주우려고 달려들지 않겠는가. 돈 주우려는 사람이 많을수록 아파트값이 치솟는 악순환도 반복될 것이다. 문제는 지방이다.


수도권과 정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몇 년째 아파트값이 떨어지기만 한다고 아우성이다.


겨우 아파트 한 채 사서 사는 게 전 재산인데 하루가 멀다고 값이 떨어지면 그 기분이 어떻겠는가?


2,3억짜리 아파트가 6,7천만 원 이상 떨어졌다고 울상이다. 그나마도 팔리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술을 마셔 탕진했다면 억울하진 않을 것이다. 순전히 정부의 부실한 주택정책 때문에 2,30%씩 떨어졌으니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정부를 원망하는 소리가 커지는 것이다. 당연히 정부에서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해야만 한다. 수도권의 급등지역엔 아파트값이 오르지 못하도록 해야 하고, 지방의 급락 지역엔 아파트값을 안정시켜야 할 것이다.


수많은 대안 중에서 서울 사람이 집값이 싼 지역을 찾아 이사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쓰면 서울의 폭등도 잡고 지방의 폭락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복잡해 보이지만 주택정책의 핵심은 이렇게 단순하다.


그런데 정부의 정책은 현실과 동떨어진 면이 많다. 무엇보다 집값이 폭등하는 수도권의 투기를 막기 위한 정책을 집값이 폭락하는 지방에도 똑같이 적용한다는 사실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집을 사는 사람에게 융자해주는 금리를 일률적으로 높인 것이다.


수도권에선 대출 금리를 올려 집을 사지 못하도록 하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집값이 폭락하는 지방에선 그 반대로 하는 게 상식이다. 서울 사람이 지방에 와서 집을 사면 최고로 싼 정책자금을 대출해 줌으로써 지방이전을 유도하는 게 주택정책의 핵심이다.


비슷한 정책은 수없이 많다. 지방 이주자들에게 취득세를 감면한다거나 양도세를 경감하는 것 등이다. 이런 대책을 강구하지 않았는데도 이미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곳도 있다. 그게 바로 충북 오창이다.


오창은 청주에서 하천 하나만 건너면 갈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도 서울 가는 길은 훨씬 가깝다. 청주버스터미널에서 서울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40분이다. 그러나 오창서는 1시간 10분이면 충분하다.


무려 30분이나 가깝다. 그래서인지 청주이면서도 수도권 냄새가 풍긴다. 그곳에서 청주의 명문교 출신임을 팔아도 통하지 않는다. 과거 어떤 생활을 했는지 자랑해도 먹히지 않는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외지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10억짜리 아파트를 갖고 영세민 생활을 하느니 공기 좋은 곳을 찾아가 부자로 살자는 계산을 실천에 옮긴 사람들이다. 오창에서 원룸 사업을 하는 김정만(72)씨는 10년 전에 교직에서 은퇴했다.


아파트 판돈으로 원룸을 사서 생활비를 해결하고 남은 돈은 부동산에 저장해 놓았다. 혼자서 내려오면 외롭지 않겠느냐는 걱정 때문에 친척 친구 등 10가구가 함께 이사했다. 그게 벌써 6년 전이니 지금은 오창 토박이가 된 셈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부부가 탁구장으로 가서 운동을 하고, 오후엔 그라운드 골프에 빠져 세월 가는 줄을 모른다고 자랑한다. 오창엔 이런 사람이 많다. 정부에서 아무런 지원도 해 주지 않았는데도 이런 현상이 자생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만약 정부에서 각종 세제?금융 지원을 해준다면 더 많은 서울 사람이 내려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하늘 높은지 모르는 서울 집값도 안정될 것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떨어지는 지방의 집값이 안정되는 것은 물론, 집이 팔리지 않아서 이사도 못 간다는 아우성도 해소될 것이다.


수도권과 인접한 충북은 오창과 비슷한 지역이 많다. 진천 음성 등지에 제2, 제3의 오창을 만들면 수도권은 물론 지방의 아파트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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