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표는 누가 될까? 충북이 여당 대표선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충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론 충청권 인사가 대표로 선출되는 게 유리하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실제로 충북 출신 박법계 이인영 의원이 후보등록을 했을 때 은근히 자랑스러운 기분도 느낄 수 있었다. 두 사람이 탈락하고 이해찬 의원이 유력한 후보로 등장하면서 착잡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


왜냐하면 이해찬 의원에 대한 상반된 시각을 가질 수밖에 없어서다. 이해찬 의원이 대표로 선출되면 무엇보다 세종시 발전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국무총리로서 행정수도를 탄생시킨 주역이니 남다른 철학과 애정도 있을 것이다.


이해찬 의원을 부를 때마다 따라다니는 형용사가 있다. 친노?친문의 좌장이라는 말이다. 그만큼 당내에서 영향력이 크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과도 막역한 사이라고 한다. 경쟁 후보들이 문 대통령보다 나이가 많아서 대통령이 부담스러워 할 것이라고 하자 대통령과는 막역한 사이라고 자랑했을 정도다.


만약 민주당 대표가 된다면 세종시 발전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세종시는 단순히 세종시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청주 대전 등 인접지역을 행정수도 경제권으로 묶어서 동반성장해야만 의미가 있다.


이런 일은 일개 국회의원의 힘만으론 어림도 없다. 정권 차원에서 추진해도 어려운 문제다.

세종시 출신 이해찬 의원이 당 대표가 된다면 정권 차원의 힘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충북은 환영만 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는 점이다.


세종역 설치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청주를 방문해 세종역 문제에 대해 확실한 공약을 했다. 이웃 단체장 간에 합의가 안 되면 세종역을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이해찬 의원이 대표로 선출된다고 해도 민주당은 대통령의 공약을 뒷받침하는 집권당이니 대통령 공약에 역행하는 일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왜 충북은 불안해할까? 무엇보다 이춘희 세종시장이 세종역을 공약하였고, 이해찬 의원도 툭하면 그 필요성을 주장하며 맞장구를 치기 때문이다.


지금은 문 대통령이 공약할 때와는 여건이 많이 달라졌다. 세종시도 새로운 조건을 내세우며 KTX역을 추진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등 중앙부처가 대거 세종시로 이전했고, 유성 등 대전 서부권을 역세권에 포함하면 경제성도 있어 보인다. 세종역 설치를 전제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역사부지까지 확보해 놨다. 배수의 진을 친 것이나 마찬가지다.


더구나 대통령은 5년 단임이고, 갈수록 임기 말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만약 문 대통령이 자신의 공약을 끝까지 밀어붙인다면 반박할 논리도 개발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무와 관련 없는 일을 하다가 형사소추를 당한 선례를 참작할지도 모른다.


물론 이런 일은 시민단체 등을 앞장세울 가능성이 높다. 그럼 충북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지금까지 정치적으로만 풀려고 노력해 왔지만, 앞으론 경제적으로 풀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세종시민 입장에서 생각해 볼 줄도 알아야한다. 세종시민이 세종역 설치를 고집하는 데는 이용 상의 불편도 있지만 지겹다는 기분도 있다. 오송에 가고 오는 길은 단순하기 그지없다. 막상 오송역에 도착해도 삭막하기 짝이 없다.


아무런 재미도 없고 어떤 볼거리도 없으니 지겹다고 할 수밖에 없다. 오송을 가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서울이나 대전에서는 볼 수 없는 명소도 많아야 한다. 일부러라도 가보고 싶은 곳인데 서울을 오가면서 들르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오송역 명칭을 바꾸고 트랩을 깔자는 등의 제안은 세종역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송에서 버스를 타고 세종시에 가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5분이 멀다하고 출발하는 버스엔 두세 명밖에 없을 때도 많다.


역세권 개발 등으로 세종시민의 사랑을 받는 도시가 되어야만 세종역 설치 주장을 약화시킬 수 있다. 그러면서 대통령 공약을 지키라고 정치적으로 압박해야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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