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이 잘 살 수 있는 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우리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중앙에서 돈을 많이 얻어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일은 수레의 양륜에 비유할 수 있다. 한 가지라도 잘 안되면 수레는 정상적으로 굴러 갈 수 없다.


그만큼 재정자립도가 낮고 중앙에서 지원하는 비중이 높다. 가급적 많은 돈을 중앙에서 타오는 일을 잘해야 유능한 것이고, 그래야만 잘 살 수 있는 구조다. 많은 돈을 중앙에서 타오는 일을 잘 하기위해서는 중앙정치를 장악하고 있는 친문과 소통할 수 있는 인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지역 출신 국회의원이 중앙에서 역할을 잘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면에서 충북은 불리하다. 충북출신 국회의원이 8명이지만 상임위원장은 단 한 명도 없다. 정우텍 오제세 변재일 의원 등이 다 4선이지만 의장 부의장 등은 선수(選數)가 부족하고 상임위원장을 하기엔 선수가 너무 높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경대수 박덕흠 이종배 의원 등이 소속 상임위에서 간사로 활동 중인 것이지만, 사실상 예산 심의권을 쥐고 있는 예결위에는 박덕흠 의원만이 참여하고 있어서 역부족인 상태다.

숫자가 적은 충북 의원은 일당백의 역할을 해도 성과를 내기가 어려운데, 제 역할도 못하니 예산확보 실적이 어떨 지는 뻔하다. 궁여지책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게 충북에서 태어나 외지에서 성장한 정치인에게 부탁해 보는 것이다.


영동 출신인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친문 율사인데다 당권에 도전할 만큼 활동이 돋보인다. 충주 출신으로 보건복지위에서 활동 중인 이인영 의원도 당권에 도전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당권도전 물망에 오르고 있는 하태경 의원도 영동 출신이다.


특이한 것은 영동 출신 의원이 유난히 많다는 사실이다. 나경원 최연혜 유승희 의원도 다 영동 출신이니 현역 의원만 5명이다. 이밖에 청주 출신으로 바른미래당 비례대표인 김수민 의원은 청주대 총동문회 김현배 회장의 딸로 여성가족특위 간사다.


예산을 따오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인물은 감동연 부총리다. 고향이 음성이라고는 하지만 어려서 외지로 떠났기 때문에 왕래가 잦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얼마 전 이시종 지사가 서울에서 충북 출신 국회의원과 간담회를 할 때 연고의원으로 초청한 의원이 있다.


정우택 의원이 원내 대표를 할 때 정책위 의장을 한 이현재 의원이다. 보은 출신으로 청주고를 졸업하고 연세대에 진학했으니 비록 경남 하남시에서 정치는 하지만 연고의식은 강할 것이다.


문제는 아무리 따져 봐도 충북과 연고가 있는 의원은 20명을 넘지 못하는 데다 연고의식도 강해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역 출신 의원의 정치력만으로는 국비를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결론이다.


그렇다면 지역 단체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충북은 6,13 선거에서 민주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당연히 지역 단체장이나 지방의원 등이 중앙 정치권을 장악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와 소통이 잘 될 것으로 기대했다.


사실 그걸 바라고 압도적인 지지를 해줬던 것이다. 문제는 이시종 지사를 비롯한 민주당 출신 단체장이 친문이 아니라는 점이다. 비록 친문은 아니더라도 개인적인 역량이 뛰어나다면 더 많은 돈을 타올 수도 있을 것이다.


불행히도 11명의 시장•군수 중에서 한범덕 청주시장 송기섭 진천군수 등을 제외하고는 중앙부처에서 고위직으로 근무한 경력이 거의 없다. 아무리 찾아봐도 기댈 언덕이 없다는 결론이다.


차라리 국비를 확보하는데 왜 로비를 해야 하느냐고 제도개선을 주장하는 게 낫지 않을까?


국비를 확보하기위해 충북이 이런 정도로 총력전을 펼친다면 다른 지역이라고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대한민국의 모든 인맥이 예산 편성권을 쥐고 있는 청와대 기재부 국회 등에 집중할 것이다.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정권을 잡은 사람끼리 나눠먹기를 해도 되는 돈이라서 그렇다. 재량권을 최소화하고 기준을 세분화하면 고칠 수 있다.


이보다 더 큰 적폐는 없을 텐데도 적폐청산은 정치로만 향하고 있으니까 문제가 심각한 것이다. (소설가)

저작권자 © 한국인터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