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 중에서도 유독 청주시장 선거에 관심이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충북의 도청 소재지란 의미뿐만 아니라 예비후보의 숫자나 비중 면에서 다른 시?군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청주시장 선거에 도전하는 후보의 경력을 살펴보면 하나 같이 좋은 가문에서 출생해 일류학교를 졸업했을 뿐만 아니라 고위직을 지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단지 자유한국당 황영호 후보만은 흙수저 출신으로 삼류인생을 살아왔다는 특성을 발견할 수 있다.


개천에서 용이 나기가 힘든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가끔은 이변도 일어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용이 되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이고, 성공한 자에게 박수갈채를 보내는 것이다. 황영호 후보의 삼류인생은 빈농 출신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덕성초를 졸업했으니 행정구역으로만 청주시였지 사실상 농촌이었다. 6, 25 참전용사인 선친은 몸이 불편해서 농사도 제대로 지을 수 없었을 것이다. 충북에서 정치를 하려면 청주중과 청주고를 졸업해야 선후배를 중심으로 인맥이 형성되는데 그는 이런 코스도 밟지 못했다.


그의 삼류인생은 대학 졸업 후에도 계속된다. 충북대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니 사시나 행정고시에 도전할 만도 했으나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제약회사 영업사원도 넉살이 좋아야 감당할 수 있는 직업이지만 보험회사도 그에 못지않은 직종이다.


그곳에서 영업소장과 노조위원장까지 지냈으니 산전수전은 물론 공중전까지도 겪은 것이다.


삼류인생을 전전하던 그의 삶이 도약하기 시작한 것은 청주시 의원에 당선되면서부터였다. 청주시장 도전을 위한 경력관리라도 하듯 분과 위원장, 부의장, 의장 등을 차례로 거치면서 황영호란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특히 정우택 의원이 있는 곳에 그가 있었고, 가는 곳마다 마이크를 잡고 열변을 토하기 시작했다. 청주시장 후보 반열에 이름이 오르내리더니 마침내 쟁쟁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공천을 따냈다.


여기까지만 놓고 볼 때는 개천에서 용이 났다고는 말할 수 없다. 이무기 정도로 성장한 것이다. 용이 되기 위해서는 승천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삼류인생 딱지를 붙이고 다니는 황영호 후보가 과연 그 관문도 돌파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불확실해 보인다. 무엇보다 한국당에 대한 지역 여론이 좋지 않다. 아직도 박근혜 잔당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렇다면 대오각성하려는 몸부림이라도 쳐야 동정이라도 받을 수 있을 텐데 그렇지도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그러나 정치는 생물이라서 누구도 승패를 장담할 수 없다. 지금 남태평양에는 드루킹이라는 구름 한 점이 만들어지고 있다. 북쪽으로 올라오면서 비바람을 모아 태풍으로 성장해 한반도를 강타할지도 모른다.


6,13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농후하고, 그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을 게 분명하다. 그가 돌파해야할 두 번째 관문인 셈이다. 뜨겁게 달아오르는 남북관계는 그에게 세 번째 관문이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북미 정상회담까지 성공하리란 보장은 없다. 만약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하지 못하면 한미관계는 급속히 냉각할 수 있고, 보수가 결집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반대로 지방선거 전에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야당 후보에겐 불리하게 작용할 게 분명하다.


황영호 후보가 돌파해야 할 네 번째 관문은 야당후보 단일화다. 지역 언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앞서고 있다.


야권 후보를 단일화하여 1:1 구도를 만들기도 어렵겠지만 그렇게 해도 당선을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보다 더 큰 관문은 6,13지방선거가 단순히 청주시장만 평가하는 선거가 아니라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적폐청산을 빙자하여 정치보복을 하고 있다는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래서 6,13 지방선거를 문재인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로 보는 것이다. 아무튼 5가지 변수 중에서 드루킹 사건만 빼고는 대체로 불리해 보인다.


그러나 삼류인생을 살아오면서 몸에 밴 불굴의 잡초정신으로 도전한다면 파란을 일으킬 소지도 적지 않을 것 같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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