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석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안보위기 상황임에도 선거 분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도지사를 비롯해 10개 시?군 단체장과 기초?광역의원까지 선출하는 선거이지만 유독 도지사 문제에 관심이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이시종 지사가 3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한데 따른 적절성 논란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아무도 3선에 도전하지 않았고, 이웃 충남 안희정 지사도 후진에게 길을 터준다며 3선을 포기한 것과도 비교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지사는 칠순을 넘긴 나이에 3선에 도전하는 게 적절하냐는 문제도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다. 도지사 선거가 흥행에 성공하는 또 다른 이유는 라이벌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라이벌이라 하면 태생적인 경쟁관계여야 하는데 오제세?이시종 두 사람은 동반자라고 해야 할 정도로 공통점이 많다. 우선 두 사람은 서울대 선후배라는 인연이 있다. 충북 출신으로 서울대를 졸업했다는 것은 여간한 수재가 아니고는 힘든 일이다,


두 사람은 엘리트 코스를 걸어오면서 남들이 알 수 없는 인연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이보다 더한 공통점은 모두 행정고시 출신이란 사실이다. 이시종 지사는 행시에 합격한 후 총리실 등 중앙부처에서 근무하다가 충북도에 내려와 기조실장을 역임하다가 고향인 충주에서 시장은 물론 국회의원까지 지냈다.


오제세 의원도 비슷한 길을 걷다가 청주 부시장을 끝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행정고시 출신이라는 인연에다 서울대 동문이니 수없이 많은 일로 상부상조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둘 다 민주당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친문이 아니라는 점도 비슷하다.


정치적인 성공을 위해 민주당에 소속하였지만 대학시절부터 극열한 운동권 활동은 하지 않았으며, 행정가 출신 특유의 중립적인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런 두 사람이 도지사 자리를 놓고 결전을 벌인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미로운데, 오 의원이 연일 선제공격하지만 이 지사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도 관심거리다.


얼마 전 지역신문에는 두 사람이 모처럼 만나 반갑게 악수하는 사진이 보도되었다. 호사가들은 두 사람이 못 본 척 외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파안대소하는 모습을 보면서 의외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두 사람의 이런 행동도 관심을 끌만한데 오 의원의 이 지사 비판은 마른 장작에 기름을 끼얹는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요즘 시중에는 오 의원의 이 지사 비판이 적절한 것이냐는 논란도 심심찮다.


오 의원은 지난 22일 이 지사의 도정에 대한 혹독한 비판을 쏟아냈다. 충북도는 지난해 40조원 투자유치 실적을 자랑하지만, 도의 성과라기보다 대기업의 투자일정과 우연히 겹쳤을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 지사가 자랑하는 투자유치 실적을 인정한다고 해도 도민생활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며, 그 증거로 가구당 소득이 전국 꼴찌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오 의원은 이 지사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했던 청주공항 항공정비단지, 충주에코폴리스, 이란 2조원 투자유치, 청주공항 모기지 저비용 항공사 등이 모조리 실패함으로써 충북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역점 사업은 모두 좌초됐다고 비판했다.


이런 말을 듣고 있으면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의 말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실랄하다.


만약 오 의원이 이 지사가 실패한 사업을 성공시킬 자신이 있다면 어떤 복안을 갖고 있는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어야 했다는 여론도 적잖다. 오 의원이 지적한 대로 이 지사가 실패한 사업들은 충북경제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성공시켜야할 현안들이다.


오 의원마저 마무리할 자신이 없다면 충북의 가구당 평균소득은 전국 꼴찌수준을 면치 못할 것이다. 오 의원이 공약한 청주공항 활성화, 청주권 도심재개발, 댐 유역 상수원 보호구역 규제완화, 체육시설 확충, 청년?·노인 일자리 확충 등도 이 지사를 비롯한 역대 도지사들이 추진했던 숙원사업이지만 워낙 구조적인 문제라서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것이다.


오 의원이 어떤 복안을 갖고 있는지 궁금해 하는 것은 공약(公約)과 공약(空約)을 구분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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