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청주 전철역 시대가 구체화되고 있다. 천안~청주공항 복선전철 사업비 8,216억 원이 승인됐고, 이미 실시설계에 들어갔다는 소식이다. 5년 후인 2022년엔 전철로 1시간 20분이면 서울에 갈 수 있다.


지금도 고속버스로 1시간 40분이면 갈 수 있는데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철시대 개막은 경부고속도로 개통에 버금가는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돌이켜 보면 경부고속도로 청주 IC가 생김으로써 충북은 경부경제권의 한 축으로 등장할 수 있었다. 사실 청주공항이 들어올 수 있었던 것도 수도권으로부터의 접근성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세종시도 청주공항이 인접했기 때문에 가능했으며, 오송이 분기역으로 될 수 있었던 것도 세종시라는 행정도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북청주 전철역은 충북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 수 있을까?


무엇보다 충북이 수도권에 편입된다는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청주는 어떻게 하면 서울에 빨리 갈 수 있느냐는 방법을 찾는 일에 몰두해왔다. 북청주 전철역이 개통되면 서울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올 것이냐를 따지는 시대가 될 것이다.


실제로 6, 70년대까지만 해도 온천으로 명성을 날리던 아산이 해외여행 붐 등으로 시들해졌다가 최근 활기를 되찾을 수 있었던 것도 다 전철 때문이었다. 춘천도 닭갈비라는 먹을거리 로 수도권 사람들을 끌어들임으로써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려냈다.


그렇다면 청주는 어떤 것으로 수도권 사람들을 유혹할 수 있을까. 전철은 고속버스보다 20여분 빠른데다 운임도 고속버스의 40%수준에 불과하다. 수도권사람들이 온천여행이나 닭갈비를 먹으러 다니는 시간과 비슷하다.


문제는 청주엔 그럴만한 명소가 있느냐는 것이다. 수암골, 초정약수, 대청호, 속리산 등을 연계해 보자는 제안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더 숙고해봐야 할 것 같다. 전철을 이용하는 관광객들은 대부분 65세 이상의 노인이다.


전철을 공짜로 탈 수 있는 혜택 때문에 삼삼오오 짝을 지어 온천이나 먹거리 여행을 다닌다. 그런 노인들에게 1시간 20분 전철을 타고 오는 것도 힘든데, 다시 차를 갈아타고 장거리 여행을 하라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


고작 두세 시간 머물다 가는 수도권 노인들을 유혹할 수 있는 대상을 발굴하는 게 급하다. 자칫 세종시를 유치해 놓고 덕을 보기는커녕 블랙홀 현상을 걱정하는 것과 같은 역효과도 경계해야 할 것이다.


65세 이상의 지역 노인들은 급속히 늘어나는데 막상 갈 곳이 없다고 불평이 심하다. 그들이 공짜 전철을 타고 서울 구경을 다니는 재미에 빠지면 지역 경기가 위축될 수도 있을 것이란 주장도 있다.


북청주 전철역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게 무심천과 미호천이다. 두 하천이 합류하는 까치네를 청주의 명소로 개발하자는 것이다. 북청주역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무심동서로를 확장할 수밖에 없는데 청주도심을 재편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변재일 의원은 총선 때 오창 IC에서 무심동로를 연결하는 도로개설절차가 끝났다고 역설했으니 오창도 수혜지역이 될게 분명하다. 특히 몇 년 전부터 미호천 중심론을 주장해왔다. 청주는 무심천을 중심으로 발전해왔지만 앞으론 증평, 오창, 오송, 세종시 등을 관통하는 미호천을 중심으로 발전할 것이란 것이다.


아무튼 북청주역은 청주를 상징하는 명물로 만들어야 한다. 청주역은 50년 남짓한 기간에 3번이나 옮기는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다. 지금의 청주시청 자리에서 우암동으로, 다시 정봉으로 갔다가 북청주로 사실상 옮기는 과정을 밞고 있다.


북청주역만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청주를 상징하는 명물로 손색이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전철을 타고 서울사람들이 몰려오면 청주공항이 활성화될 것이고. 자연 오송도 행정수도의 관문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이런 기대 때문에 북청주 전철역 시대는 경부고속도로 개통만큼이나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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